금융위기와 나의 꿈

리먼 붕괴 후 2주가 지났다.

리먼이 파산보호 신청을 낸 뒤 직격탄을 맞은 미국 최대 보험회사 AIG는 정부로부터 850억 달러의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았다. 1, 2위 IB인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의 주가도 급락했고, 결국 지주회사 체제를 택했다. 미국 최대 저축대부업체 워싱턴뮤추얼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고 있고, 도산위기에 놓인 지방은행이 한두 곳이 아니이다. 미국의 자존심이라는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업체들도 정부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고유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 급감으로 위기에 처한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는 미국 정부와 의회에 5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요청한 상태다.
또 29일 7000억달러의 공적자금을 투입을 위한 미국 정부가 의회에 요청한 구제금융안이 하원에서 부결됐다. 부결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폭락하여 사상 최대인 777.68포인트가 빠졌다 유가도 10달러 폭락을 했다. 30일 하루 동안 월가에서 1조2000억달러가 사라졌단다. 한국 증시는 비교적 선방을 했지만 환율은 1200원대를 넘어서고 말았다.
10월의 첫째날인 오늘 미국 구제금융안 회생 기대감이 번지면서 미증시도 급등하고 환율 하락폭이 감소하고 있지만, 출렁이는 증시와 환율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태이다.


나는 이미 주식도 펀드도 다 빼놓은 상태이기에 경제적 손익이 나에게 미칠 여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일련의 사태들을 담담히 바라볼 수가 없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안그래도 힘든 금융권 취업시장은 흔들거리고 있다. 심지어 금융업 구직자 46% 진로변경 고민중이고 금융권 종사자 24% 이직, 퇴사 고려하고 있단다.

하지만 나는 진로변경같은건 생각할 수도 없다.
심지어 지난 역사의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월스트리트는 곧 부활할 것이라는 굳은 믿음까지 지니고 있다.
내가 만일 연봉 혹은 복리후생만을 바라보며 금융권에 가고 싶어 하는 것이라면, 진지하게 이 진로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의 Banker가 되는 것에 대한 내 꿈은 내가 중심을 잃지 않고 나를 달리게 만들어 주는 내 안의 엔진과 다름없다. 이 엔진이 꺼지면 나는 주저앉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쳐해진 이 모든 상황을 내 배경으로 하고 어떻게 하면 내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그것을 고민하느라 여념이 없다.
어떻게 하면 나는 뒤쳐지지 않고 이 불리한 상황들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과연 내가 세우고 있는 이 계획들은 충분한 것일까.
무섭다.

by 룽룽씨♡ | 2008/10/01 13:40 | IB를 향해 | 트랙백 | 덧글(4)

사운드 오브 뮤직

일이 산처럼 쌓이는 분기마감기간. 오랜만에 사운드 오브 뮤직 OST를 들었다.

이 음악들을 들으면 생각나는 순간이 있는데 그건 바로 작년 이맘때쯤의 충무로 국제 영화제이다.
충무로 국제 영화제 1회사 작년에 처음으로 개최되었고 1회를 기념하여 옛명화들을 상영하였다.
영화마니아인 쭌언니 덕분에 운좋게 사운드 오브 뮤직 티켓을 구할 수 있었고,
언니와 나는 나란히 앉아서 그리고 양씨는 저 멀리 혼자 떨어져서 영화를 보았다. (응?!;;)

우리는 영화가 시작하기 전부터 도레미송을 부르며 들썩들썩였는데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언니와 나는 노래를 따라부르며 영화관객들에게 민폐를 끼쳤다.
그러면서도 저 뒷자리의 양씨가 벌떡 일어나서 춤추며 노래를 부를까봐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서 사운드오브뮤직 OST를 씨디로 구워 양씨의 맥그르기니에 틀어놓고선 갖은 율동을 다 해가며 도레미 송을 셋이서 그렇게 신나게 불러댔었다. 특히 운전자인 양씨는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핸들이 뽑힐 정도의 과격한 모션을 도레미송 리듬에 맞추어 선보였는데 마침 운전면허필기시험에 합격한 쭌언니가 말하길 흥분한 운전자를 저지하지 않을경우 운전자는 물론 동승인도 경찰에 잡힐 수 있다는 규정을 말해주어 경찰이 나타날까봐 나와 언니는 두려움에 잔뜩 떨었다.
창문을 내리고 볼륨을 엄청 크게 키우고선 지나가던 행인 1,2,3이 쳐다보던 말던 신경도 쓰지 않고,
20대 중반의 삼인은 도레미송 하나에 그렇게 행복했었다는 그런 얘기.

이 순간만 생각하면 이렇게나 즐거워진다.




by 룽룽씨♡ | 2008/09/24 15:48 | 음악과 움직임 | 트랙백 | 덧글(2)

건강검진

양씨와 나는 회사에서 만난 Company Couple이다.
정보 인프라스트럭처를 제공하는(그러니까 한마디로 IT기업)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으며
나는 일종의 경영지원부에서 일을 하고 있고, 양씨는 직접 기계를 만지는 엔지니어 이다.
 
엔지니어라 함은?
고객의 비위를 맞추는 것이 그 첫째 업무이며
기계를 살살 달래는 것이 그 둘째 업무이다.
어디선가 기계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바로 달려가서 고객에게 반성문을 제출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할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PM이라고 해서 Prevent Maintenance도 하러 가야 하고, 고객이 원하면 요리조리 구성도 바꾸고 이전작업도 해주며 사바사바 해야 하고, 또 이런 시스템은 밤에 작업을 많이 하므로 밤일을 하러 시도때도 없이 나가는
일종의 3D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사부에서 노래노래를 하는 건강검진을 받으러 가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우리 결혼전에 같이 검진받자 얘기한 것이 늦봄쯤인듯 한데 아직도 못가고 있으니..쯧쯧..


나의 친언니는 서울대병원영상의학과에서 근무하는 의사인데 어느날 특보를 전해왔다.
모 연예인의 검진 사진들을 판독했다는 것이다. (그 병명과 연예인 이름은 환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비밀에 붙여야 한다. 말하고 싶어서 죽을지경.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_+!!!!!!) 충격적인 사실이기에 오빠와 나는 여기저기서 들은 병 얘기를 침튀기며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양씨가 한마디 내뱉는다.

양 : "우리도 정기점검 하러 가야지-"
룽 : "응?!!"
양 : "우리도 점검받으러 가야지-10월까지 아니던가?"
룽 : "건강검진이겠지..."
양 : "아 미안..;"


중학교를 제외하고는 미쿡에서 공부한 양키인지라 가끔 폭소를 일으키는 실수를 자주 하곤 하는데,
이제 직업병까지 겹쳐서 요상한 말을 하기 일쑤이다.
정기점검이라니..하아 (먼산)



by 룽룽씨♡ | 2008/09/23 13:32 | 서방님양씨 | 트랙백 | 덧글(5)

Ain't no Sunshine

읽어야 할 것이,
배워야 할 것이,
해야할 일들이
산처럼 내 앞에 잔뜩 쌓여 있는데.

오늘은 사람을 아스라지게 만드는 밤인가 보다.
모든 것이 내 저으면 사라질 듯 허상인 내가, 불어오는 바람에 저항한 번 못하고 거친 숨을 내쉰다.




그저 귀에 이어폰을 꼽고
한 캔, 두 캔 마시지도 못하는 술에 몽롱한 나를 맡겨본다.

by 룽룽씨♡ | 2008/08/17 23:38 | 음악과 움직임 | 트랙백 | 덧글(0)

지난 밤 꿈에 이미 나의 오래전 옛 연인.
나의 양씨를 만나기 전 5년의 시간을 함께 했던 그 사랑이 나왔다.

단 한순간도 사랑이 아닌 적이 없던 사람.

그 오랜시간 동안 그를 떠나기 위해 노력했던 건,
그리고 결국 떠나왔던 건,
어디까지나 나를 위한 최선이라 믿었기 때문이었고 지극히 이기적인 선택이었다.

그와 헤어진 순간부터 지금까지 그 선택을 후회해 본 적은 없다.
아니.
오빠를 만나고 이렇게나 많이 웃고, 많이 행복해하고, 많이 사랑받는 날 보면서
오히려 그렇게 독할 수 있었던 내 자신을 칭찬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이제 결혼이 80일 남짓 남은 이 시점에 다시 그 옆에 있는 내가 꿈 속에 보인걸까.
꿈 속에서 마져도 이건 아니라고, 다시 오빠 옆에 가야한다고 수없이 되뇌이던 나인데
무엇이 그렇게 날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가.


다시는 뒤돌아 보고싶지 않았던 시간이기에,
한번도 곱씹어 본 적 없었던 그 순간을 오늘에야 용기를 내어 뒤돌아 보았다.
그러고 보니,
나를 위해서 그 사람을 옆에두고 이별을 준비했던 그 시간들이
다시는 그 사람의 눈을 쳐다볼 용기가 없어, 
그렇게 연습했건만 그 사람을 두고 떠나올 자신이 없어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이별했던 순간이,
참으로 비겁했구나-

그래,
그렇게 5년 그의 여자로 그렇게 살았으면 충분하다.
이별의 순간만큼은 미안해 말고 이기적이 되자. 난 그럴만한 자격이 되잖아-

결국 자기 합리화일 뿐이었을까.

너와 나는 사랑의 방식이 다른 사람일 뿐이라고 날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의 말에 나는 귀를 닫아버렸다.
이미 나는 너무 오랜 시간을 아파했으니-
나의 느낌에 그리고 나의 아픈 마음에 솔직해지자.
그는 나를 사랑한 것이 아님에 틀림 없었다.
그를 사랑하는 내가 그저 습관이 되어 날 버릴 수 없었던 것이겠지.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었다.
나를 알아온 타인들이 아주 오랜시간 그를 "떠나온" 나를 보면서도,
그의 여자이니 언젠가 그에게로 되돌아갈 것이라 믿고 생각했던 그만큼.
혹은 그것보다 더 오래-

나는 이제 다른이의 옆에서 함께하는 여자가 된다.
지금 이 순간, 사랑만 넘치게 받고 있는 행복한 나는-
어쩌면 이제 그 5년을 뒤돌아볼 용기를 가지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간밤에 생생한 그의 모습은
옛 시간이 없던 시간인냥 기억속에서 몰아내 버린 나에게
이제는 그 기억마저도 정리할 시간이 되었다고 말하는걸까.


마침 MP3에서는 더 멜로디의 Good-Bye가 흐르고 있었고,
지하철 창 밖으로오빠와 나의 새 보금자리가 눈 앞에 스치고 있었다.





by 룽룽씨♡ | 2008/07/29 10:29 | 나의하루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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